구글의 미래
서평자:정우용 ((사)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 법학 박사)
구글은 기업인가,
꿈꾸는 미래인가?
검색 알고리즘인
‘페이지랭크(PageRank)’를
개발하여 미국 인터넷 검색의
3분의 2, 전 세계 인터넷 검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은 미국
스탠포드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1998년에
설립하였다.
설립 18년 만에
연매출 약 800억 달러와
시가총액 5,500억 달러(약 611조원),
약 6만 여명의 직원을 가진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경이로운 일이지만, 조직의 비대화와
더불어 독버섯처럼 퍼지기 마련인 관료주의⋅
권위주의에 감염되지 않고, 초기 벤처기업
못지않은 역동성과 창의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저자인 토마스 슐츠는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의
실리콘 밸리 지사의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구글의
내부에 독점적으로 접근하여 이 책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세상의
미래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구글이라는
기업을 가장 밀접한 거리에서
관찰한 기록이다.
저자는 구글의
생각과 계획에 대해
창업자는 물론, 경영진,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등 수많은 구글 관계자와
실리콘 밸리의 리더들을 인터뷰하여 이 책을
완성하였다. 다만 저자가 독일인이기 때문에 유럽의
시각으로 바라보았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이 책을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 책의 특징은
구글의 설립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여
객관적으로 서술했다는 점이다.
어떤 생각으로 구글을 창업했는지,
어떤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 당사자를 직접 인터뷰했기
때문에 더욱 실감난다.
또한 IT 관련
전공자에게는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경영자에게는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며, 일반인들에게는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책은 한 기업의
미래를 향한, 전 인류를
위한 기술개발의 측면에서
볼 수도 있고,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경영 측면에서 볼 수도 있다.
경영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2004년에 자본시장에 상장된
구글이라는 거대 기업이
어떻게 다른 주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창업자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이다.
구글은 주식을
공개하면서 차등의결권
주식으로 두 가지 종류를
발행하였다.
한 주당 하나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과
창업자들이 소유한 한 주당
열 개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발행함으로써 창업자와 최고경영자는
주된 결정권을 갖게 되었다. 구글은 이
제도를 활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기업으로 성장했고, 거대 기업이 된 이후에도
창업 당시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목표는 ‘구글 고유의
특징을 지키는 혁신적인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물론 EU
16개 회원국들 중 53%가 차등의결권 제도를
허용하고 있고, 일본도 이를 도입하여 창업정신을
유지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저자는 미래를
이해하려면 구글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며 구글과 실리콘 밸리의
정신세계를 한마디로 ‘불가능이란 없다.
세상을 바꾸려 하면서 어찌 지구상의 모든
규칙을 다 따르겠는가?’라는 말로 요약한다.
이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낡은 생각에
발목을 잡혀선 안 되며, 20세기의
도구로는 21세기를 건설할 수 없다는 말이다.
또한 구글을
두려워하며 비난하고
있는 견해와 기술 독재자들이
세상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견해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구글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언급하면서 구글이 꿈꾸는 미래와 그들의
행보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말하며 끝을 맺는다.
저자는 구글이
기존의 기업들과는 달리
파격적이고 괴상한 천재들이 모인
기업이며, 정보독점 의혹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구글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구글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고 싶어 한다.
평범한 기업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항상
신선하고 자유분방한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
구글과 같은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안 되며,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부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구글과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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